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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방이를 만났어요!

안녕하세요!

계속 후기를 쓰려고 생각은 했지만 일상에 쫓기다 이제야 글을 쓰네요. 저한테는 아기를 만난 과정이 굉장히 특별한 경험이었어서 나누고싶어 글을 적어봅니다.

저는 작년 9월 14일에 팔방이를 만났어요. 그렇게 많이 불렀던 태명이었는데 이제는 좀 어색하게 느껴지네요.ㅎㅎ 예정일을 병원 두군데서 다르게 알려줬는데, 하나는 9월12일 다른 하나는 9월15일이었어요.

임신초기에만 해도 자연주의출산은 아주 특별한? 소수의 사람들이 선택하는 것이라고 생각했어요. 다만 친정엄마가 회음부절개를 하고 꿰맨 실에 알러지반응이 있어서 고생하셨단 얘기를 듣고 회음부절개를 안하고 싶다는 생각만 갖고 있었죠. 그리고 저는 아기를 낳고 최대한 빨리 다시 미국에 돌아와야 했기 때문에 더더욱 회음부절개를 안하고 싶었어요.

임신 중기에 들어서면서 임신, 출산에 관련된 책을 몇권 읽다가 자연주의 출산에 대한 내용을 접하게 되었어요. 그랬더니 아기가 나올때 힘을 주고 빼는 타이밍만 알면, 그리고 아기가 스스로 나오길 기다려주기만 한다면 회음부 손상없이 아기를 순탄하게 낳을 수 있겠다는 자신감과 희망이 생겼어요.

저는 대구에서 나름 젠틀버스를 한다는 큰 병원에 다니고 있었고 그 병원에서 시행하는 교육도 받았었기 때문에 제가 원하지 않는다면 담당의사가 당연히 회음부절개를 하지않고 아기를 받아줄 거라고 생각을 했었어요. 정기검진하는날 담당의사한테 회음부절개를 안하고싶은데 그렇게도 해주냐고 물었더니, 정 원하면 그렇게 해줄 수 있지만 밑이 너덜너덜해질거라고 회복이 오히려 느릴수 있다고 하더군요. 간혹 미군부대에 있는 외국인들이 와서 회음부절개를 하지 않고 아기를 낳는데, 외국인들도 사방으로 찢어진다고.. 그말을 듣고는 많이 좌절했어요.

병원에서 광고하는 둘라도 전화해보니 제가 원하는 역할을 해주지는 않더라고요. 자연주의 출산을 도와줄 사람이 없어서 포기하려던 즈음에 우연히 아는 분이 가정출산을 하셨다는 말을 듣고 온누리 조산원을 소개받았어요.

출산날 이야기를 할게요!

출산 전날 밤에 산책을 하는데 배가 생리통처럼 아파오더군요. 가진통이 열흘정도 있었기때문에 그러려니 생각했어요.

집에 와서 자려는데 속이 메스껍고 멀미가 나서 밤새 구토를 하고 잠을 못잤어요.

저는 입덧도 거의 없었고, 임신 기간을 비교적 수월하게 보낸 편이었는데 이상하다고 생각했고 아기가 걱정되었어요.

아침에 일어나 원장님께 문자를 드렸더니 바로 전화를 주시고는 아침 10시쯤 집에 오셨어요.

심호흡하는 것도 도와주시고 1시간 반정도 저랑 같이 계시면서 아기 심박수를 체크하셨어요.

그러더니 이제는 아기 심박수가 안정이 되었다며, 아까는 너무 높아서 많이 걱정하셨다고 그상태가 지속되었다면 병원에 가보라고 하실 생각이었다고 말씀하셨어요.

저는 함께 있는 동안 원장님이 너무 침착하셔서 그렇게 심각한 상태인지, 걱정을 하셨는지 전혀 몰랐어요. 그래서 아기도 이렇게 침착하게 받아주시겠구나 마음이 편해졌어요.

원장님이 떠나시고 1시간쯤 지났을까 진통이 심하진 않지만 2~3분 간격으로 규칙적으로 오더군요.

원장님한테 전화드렸더니 당장 오시겠다고 그러셨어요.

오후 1시반쯤 다시 오셔서 내진해보시더니 오늘이나 내일 나오겠다며 홍원장님도 부르셨고 오후3시정도에 내진했을때 2센치정도 열렸다고 하셨어요.

팔방이가 밤 11시~12시쯤 나올것같다고 “팔방아 생일 언제가 좋으니 14일할래 15일할래~” 그러셨지요.

그말을 듣고는 한참 더 아파야하는구나 마음을 다잡았어요.

그런데 생각보다 진행이 빨랐어요.

그전까지는 계속 심호흡을 하고 참을만 했는데 저녁 6시쯤 되니 아파서 저절로 몸을 뒤틀게 되더라고요.

제가 힘들어하자 원장님이 내진을 해보시더니 7~8센치가 열렸다고 하셨어요. 그리고 호흡을 제대로 하도록 도와주셨어요.

조금 더 지나 이제 힘주라고 그러시길래 그때부터는 시키시는대로 열심히 힘을 줬어요. 힘줄때 몸을 틀지말라고 척추와 골반을 곧게 잡아주셨어요.

힘주기를 열번쯤 했을까? 아기 머리가 보인다고 하시더니 곧 힘을 빼라고 그러셔서 원장님 두분, 남편, 저 방에 있는 네사람 다같이 하하하하 힘빼는 호흡을 같이했어요.

밑에서 따뜻하면서 무언가가 미끄덩하는 느낌이 나더니 배에 따뜻하고 묵직한 뭔가를 올려주셨는데 그게 팔방이였어요. 그때 따뜻한 느낌과 숨이 탁 멎는 감격은 아직도 너무 생생해요. 그렇게 저녁 7시 28분에 팔방이를 만났지요. 팔방이는 여자아기고 3.08kg 50cm로 태어났어요.

얼마전 남편한테 아기낳는거 볼때 어땠냐고 물어보니 인생에서 앞으로도 다시없을 가장 경이로운 순간이라고 하더라고요. 검은 물체가 올려지고 곧 응애하고 울던 소리가 너무 신기했다고요.

그리고 제가 원했던대로 회음부가 하나도 찢어지지 않았어요. 다만 팔방이가 손을 얼굴에 대고 나와서 소음순 윗쪽으로 살짝 찢어졌어요. 아기낳고 그날밤에 바로 화장실도 가고 회음부절개를 하지않은 덕분에 회복이 정말 빨랐답니다.

태반까지 순조롭게 나왔지만 작은 양막찌꺼기가 남아서 팔방이에게 젖을 두시간정도 물리고 나서 병원에 가서 제거하고 왔어요.

그 과정이 아기낳는것보다 더 고통스러웠어요.

출산도 물론 힘들었지만 저에게는 너무 특별하고 소중한 경험이었기 때문에 팔방이 낳은지 몇시간 되지 않았지만 병원을 다녀온 차안에서 원장님한테 “둘째도 원장님이 받아주세요”라고 부탁드렸네요 ㅎㅎ

출산이후 처치때문에 병원가서 맞은 자궁수축제 때문에 병원에서 오한으로 떨고 있을때 따뜻하게 쓰다듬어주시던 원장님 손길이 아직도 가끔 생각납니다.

집에서 낳고 조리원에 가지않아서인지 모유수유도 큰 어려움없이 자연스럽게 했어요.

출산도 도와주시고 출산이후에도 집에 오셔서 아기목욕해주시고 마사지도 해주신 원장님들 모두 너무 감사드려요.

사명감없이는 할 수 없는 일이라고 여러번 느꼈네요.

이런 경험을 하게 해주셔서 다시한번 감사드립니다. 그리고 둘째 때 또 부탁드리겠습니다!

태어나자마자 찍은 팔방이 사진도 함께 올립니다.

제 경험이 출산을 앞두신 분들에게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네요.

온누리와 첫 만남

처음이라 모르는 것부터, 함께 이야기해요.

아직 출산 방법을 정하지 않으셔도 괜찮아요. 지금의 고민을 듣고, 필요한 준비를 차근차근 안내해 드립니다.